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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스크랩] 눈은 내리는데

낭산님 2005. 12. 18. 11:37

  

눈은 내리는데

松韻/李今順 그해 겨울처럼 첫 마음을 닮은 하얀 눈은 세상 색깔들 하나씩 지우며 덮어간다 순백의 눈꽃 속에 피어난 얼굴 하루가 헷갈려 마음밖에 던지고 싶은 기억들 구겨진 채 일어나 시간으로 빙빙 돈다 바다를 건너온 기다림처럼 하얀 눈송이 살빛은 젖어 오래전 잃어버린 그날의 티 없던 웃음을 그려준다 눈밭에 포개진 두 그림자 겨울 햇살 모아 머플러 매어주며 사랑한다던 손 이별이 낯설어 놓지 못하는 바보의 세월은 빈자리 불 지피는 소리만 섦다 2005.12.17


출처 : 눈은 내리는데
글쓴이 : 푸른 마음 원글보기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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